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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라디보스톡 여행기 [1일차] 제주항공, 블라썸호스텔, 해양공원
    Travelogue/러시아 블라디보스톡 2019 2019. 9. 17. 15:24

    블라디보스톡 여행 일정

    - 1일차: 제주항공 탑승 - 블라썸호스텔 체크인 - 해양공원 구경 - 야경투어


    갑자기 가야겠다 싶어서 티켓을 끊었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최근 매년 한 두번씩은 나가다가, 지난해부터 안 나갔더니 병이 도졌는지 덜컥 추석을 앞둔 금토일 티켓을 결제했다. 다시 잘 보니 금토일월로 가야할 것 같아, 취소 수수료 물고 비행기 변경도 하고. 결국은 3박4일로 블라디보스톡에 다녀오게 됐다. 생각해보니 인종차별이 있는 나라에 가본 적이 없었다. 여행은 동북, 동남아시아 외에는 안 가봤고 캐나다에 있으면서 인종차별이 있다는 생각도 안 해봤다보니 여기도 유럽이라고 인종차별이 있다는 말에 조금 두려웠다. 3박 4일 동안 곤니찌와 한 번 들었고, 음식점에서 알게 모르게 인종차별인가 싶었던 적도 있고. 길에서 러시아말로 뭐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알아듣질 못하니 인종차별인지 알 수 없지만. 블라디보스톡은 매력적인 곳이었지만, 인종차별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면서까지 갈 곳은 아닌 것 같다. 신경쓰지 않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가볼만한 곳. 어쨌거나, 두 시간만에 갈 수 있는 유럽이니까.




    12시 25분 인천발 제주항공을 타기 위해 공항에 조금 일찍 도착했다. 셀프체크인을 마치고, 시간이 넉넉한 것 같아 인천공항 4층에서 못 먹은 아침을 먹었다. 



    막상 들어가서 면세품 찾고 구경 좀 하니까 시간이 부족해졌지만.



    내가 비행기를 탈 때쯤 태풍 링링은 제주도를 향해 맹렬히 달려오고 있었다. 인천공항 출발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았지만, 링링때문에 가기 전 계속 걱정이 많았다. 결과적으로는 링링을 피해서 블라디보스톡으로 도망간 모양새가 됐다.



    블라디보스톡 공항에 내리니, 미리 픽업 신청해둔 기사분이 나와있었다. 내 이름이 적힌 종이를 들고 누가 공항에서 기다려주는 건 처음 해보는 경험이었다. 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기사님은 쿨하게 ATM 출금을 도와주고는 공항 밖으로 인도했다.


    공항 앞에서 사진도 한 장 찍어줬다. 아직은 날이 흐린 블라디보스톡. 워낙 바닷가라 날씨가 오락가락 하는 동네인데다가, 링링까지 오고 있어 우중충했다. 공항에서 숙소가 있는 아르바트거리까지는 한시간 남짓. 운전하면서 계속 핸드폰 보던 기사님은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다들 그런 모양이라 사고만 나지 않길 바라면서 왔다. 


    · 공항 픽업 왕복

    - 가격: 56,000원 (최대 3인 탑승 가능)

    - 업체: 러사모

    - 장점: 공항에서 원하는 장소까지 데려다주고 다시 공항으로 데려와준다. 공항에서 유심구매나 ATM 출금을 기사님이 도와준다. 기차를 기다리는 것보다 시간 절약을 할 수 있다. 일반 택시보다 안전하다.

    - 단점: 혼자 타기엔 가격이 비싸다. 3인이 함께 타면 적절한 가격이다.



    픽업 동행을 구했었기 때문에, 두 사람 숙소의 중간인 수프라 앞 횡단보도에서 내렸다. 따로 팁 요구도 없이 깔끔하게 도착했다. 횡단보도를 건너 아르바트 거리를 조금 걸으니 3박 숙소인 블라썸 호스텔이 보인다. 블로그 하는 사람이라고 하기엔 영상 찍느라 사진을 별로 못 찍었구나 싶다. 


    숙소는 엘리베이터가 없고, 계단을 좀 올라가야 해서 캐리어가 무거운 사람은 힘들 수 있다. 나는 체크인하고 올라갈 땐 사장님이 들어줘서 괜찮았지만, 체크아웃할 땐 이른 아침이라 들고 내려오느라 조금 힘들었다. 계단이 아주 많은 건 아니라 조금 힘내면 가능하다. 숙소는 6인실 여성 도미토리였는데, 침대가 천장이 바로 닫는 위치라서 썩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숙소는 편안했다. 락커도 이용할 수 있는데 내 캐리어는 크기가 커서 안 들어갔기 때문에 그냥 방에 보관했다.


    시설도 깔끔한 편이고, 한국인 많고 사장님도 한국인이고 다 좋은데, 3층은 에어컨 문제가 좀 있다. 에어컨은 시원하게 나오는데, 배수펌프 소리가 좀 많이 크다. 새벽에 놀라서 계속 깬다. 건물이 오래됐고, 나라에서 관리하는 곳이라 배수펌프를 사용해야만 한다고 들었긴 한데 그 점이 좀 아쉬웠다. 콘센트 2개가 있어서 충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3층 방 옆에는 화장실과 세면대가 하나 있고, 2층 내려가는 계단에 여자화장실 2칸이 더 있다. 샤워실은 여성용으로 3칸이 있는데 구조가 조금 낯설었다. 그래도 물 잘 나오고 나쁘진 않았다. 드라이기는 있는데 조금 약해서 머리가 긴 사람은 따로 챙기는 게 나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수건은 처음에 1개 주는데, 다 쓴 수건을 가지고 리셉션으로 가면 바꿔준다. 


    1층은 다른 가게라서 건물 2층으로 바로 들어가는 계단으로 출입하는데, 들어가면 바로 블라썸 카페가 있다. 여기가 로비이자 리셉션, 카페, 조식식당이다. 조식으로는 시리얼, 식빵, 커피, 우유, 계란후라이 등이 있다. 계란은 직접 요리해서 먹으면 된다. 조식 사진은 2일차, 3일차 포스팅에 올릴 예정. 블라썸 카페는 투숙객들에게 할인이 제공된다. 20%였던 것 같은데 정확히 기억이 안 나니, 사장님께 여쭤볼 것.


    · 블라썸 호스텔 / 게스트하우스 (Vlassom)

    - 주소: Ulitsa Admirala Fokina, 4A, Vladivostok, Primorskiy kray, 러시아 690091

    - 숙소 종류: 6인실 여성 도미토리

    - 가격: 1박 1,020루블 총 3,060루블 (한화 결제 56,848원)

    - 원래 부킹닷컴에서 예약했다가, 이메일로 사장님과 얘기를 주고 받던 중에 현장에 와서 현장 취소하고 카드 결제 가능하게 해준다고 하셔서 카드 결제 진행



    짐을 대충 풀고 아르바트 거리로 나왔다. 아르바트 거리에는 계속 이렇게 분수가 있다. 밤이 되면 분수에 불도 들어온다. 분수 주변으로는 벤치나 의자가 있어서 앉아서 쉬는 사람들이 많다. 숙소 맞은편엔 미니소와 와인랩이 있고, 조금 아래쪽에 편의점 같은 Tiko 미니마켓이 있다. 아르바트 중간에 있어서 위치는 정말 좋은 숙소라고 생각했다. 숙소 옆이 파이브어클락이고 그 옆에 오마이크랩이 있고 그 옆이 츄다데이다.



    아르바트에서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해양공원이 나온다. 금요일, 토요일에 해양공원에 사람이 별로 없길래 원래 블라디보스톡엔 사람이 이정도만 있는 줄 알았다. 일요일이 돼서 해가 반짝하고 뜨자, 온갖 사람이 다 나온 듯 해양공원이 가득 찬다. 비오거나 흐린 날엔 블라디 사람들은 밖에 잘 안 돌아다닌다고 하더라.



    해양공원 큰 분수를 사이에 두고 왼쪽과 오른쪽 길이 나뉘는데 한쪽은 큰 식당들이 주로 있고, 한쪽은 가판과 푸드트럭 같은 것들이 주로 있다. 오자마자 바다를 보면서 밥을 먹고 싶었기 때문에 푸드트럭이 많은 쪽으로 향했다.



    이 곳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가게 이름은 'Mom I'm not hungry Chafan.' 밥 메뉴를 시키면서, 돼지고기가 들어간 걸 가리키면 돼지고기 김치볶음밥이 나온다길래 도전해봤다. 가격은 190루블. 


    이번에 현금을 최소화하고 최대한 카드를 쓰려고 시도했기 때문에 여기도 먼저 카드를 내밀어봤다. 카드 기계가 보여서 준건데, 카드가 안 된다고 한다. 방금 전에 숙소에서 카드 결제를 하고 왔는데 안 된다니. 덕분에 우선 뽑아둔 현금으로 결제를 했다. 이 카드 하나 믿고 여기 와있는 나는 두려워서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현대카드 고객센터에 전화를 했다. 친절한 상담원분께서, 결제가 된 건은 숙소 한 건 뿐이라며, 다른 결제는 시도되지 않았다고 한다. 카드가 고장이 난 건 아닌 것 같다는 말에 일단 안심을 했다. 


    나중에 투어 가이드분이랑 얘기하다보니, 금액이 소액인데다가 관광객이니 아마도 카드를 안 해줬을 거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종종 그런 경우가 있으니 이해는 하지만, 그럼 그냥 현금 달라고 하지 왜 카드 안 된다고 해서 로밍 전화까지 하게 만드는지. 카드는 남은 3박 4일 동안 아무런 문제 없이 잘 됐다.  



    영수증에 번호가 있는데, 그 번호를 부르면 가서 내 박스를 찾아오면 된다. 캐나다에서 종종 먹던 누들박스처럼 생겼다. 서양 애들 이런 거 좋아하나보더라.



    정말 김치볶음밥이 나온다. 190루블이면 대략 3,600원꼴이니 가격은 싼데 맛은 좀 짜다. 내가 싱겁게 먹는 편이라 그런 것도 있겠지만 바닷가라 전체적으로 음식이 짜다고 했다. 맛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짜서 2/3 정도 먹고 버렸다.



    바다 보면서 밥 먹을 수 있는 건 장점. 난 바다가 너무 좋아서 탈이다.



    잠시 앉아서 쉬다가 다시 중앙 분수 쪽으로 걸어간다. 곳곳에 조형물들이 있어서 관광객들 사진 찍더라. 특히 중국인들이 저런 거 좋아하는 모양이었다.



    중앙분수에서 이제 반대쪽 길을 택하면, 이렇게 놀이공원이 나온다. 입장료는 없다. 해가 쨍하고 하늘이 파랗고 색감 예쁜 놀이공원을 상상하고 왔지만 흐린 날엔 그런 거 없다. 입장료가 없으니 한 번 들어가봤다.



    흐려서 썰렁하다. 이 곳도 일요일에 보니 사람이 훨씬 많았다. 입장료가 따로 없고 타고 싶은 놀이기구 표를 사서 타는거라, 아무도 타지 않는 놀이기구는 멈춰있다. 도전해볼까 했으나 대부분 아이들용이라 부끄러워서 자제했다.



    관람차만 꾸준히 돌아가고 다른 기구들은 거의 운행을 하지 않았다. 조금 아쉬운 마음에 놀이공원에서 나와 그 길로 쭉 걸어갔다. 식당 제이툰을 지나갈 때쯤 음악 소리가 들린다.



    공연이 한창이었다. 유료 공연인가 했더니 그것도 아니고, 날이 흐려서 사람도 별로 없고. 신났다. 



    노래도 하고 춤도 추더라. 나는 너무 좋았는데 러시아 음악이 괜찮다는 걸 이 때 느꼈다. 서서 한참 공연을 봤다.



    스산한 해양공원, 블라디의 바다. 식당 피야티오케안이 있는 끝까지 걸어갔다가 돌아왔다.



    해가 조금씩 지면서 그래도 불빛이 반짝이기 시작한다. 저쪽이 가판이 많은 곳이라 불빛이 좀 더 화려한 느낌.



    저녁에는 야경투어를 예약해두었기 때문에, 이제 다시 아르바트로 향한다.



    하루에도 두세번씩 건너는 아르바트 횡단보도. 중간에 보이는 Druzhba Bar는 직원이 참 친절했다. 3일차에 올라올 예정.



    이렇게 아르바트 거리 분수에 불이 켜진다. 

    아르바트 거리를 지나, 야경투어 모임 장소인 KFC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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