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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라디보스톡 여행기 [1일차] 야경투어 (feat. 오마이블라디)
    Travelogue/러시아 블라디보스톡 2019 2019. 9. 17. 16:34

    블라디보스톡 여행 일정

    - 1일차: 제주항공 탑승 - 블라썸호스텔 체크인 - 해양공원 구경 - 야경투어


    갑자기 가야겠다 싶어서 티켓을 끊었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최근 매년 한 두번씩은 나가다가, 지난해부터 안 나갔더니 병이 도졌는지 덜컥 추석을 앞둔 금토일 티켓을 결제했다. 다시 잘 보니 금토일월로 가야할 것 같아, 취소 수수료 물고 비행기 변경도 하고. 결국은 3박4일로 블라디보스톡에 다녀오게 됐다. 생각해보니 인종차별이 있는 나라에 가본 적이 없었다. 여행은 동북, 동남아시아 외에는 안 가봤고 캐나다에 있으면서 인종차별이 있다는 생각도 안 해봤다보니 여기도 유럽이라고 인종차별이 있다는 말에 조금 두려웠다. 3박 4일 동안 곤니찌와 한 번 들었고, 음식점에서 알게 모르게 인종차별인가 싶었던 적도 있고. 길에서 러시아말로 뭐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알아듣질 못하니 인종차별인지 알 수 없지만. 블라디보스톡은 매력적인 곳이었지만, 인종차별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면서까지 갈 곳은 아닌 것 같다. 신경쓰지 않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가볼만한 곳. 어쨌거나, 두 시간만에 갈 수 있는 유럽이니까.




    야경투어를 하기 위해 KFC 앞에서 가이드분을 만났다. 사실 야경투어는 혼자서도 할 수 있긴 한데, 막연하게 늦게 혼자 돌아다닌다는 게 두려워서 신청했던 투어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혼자서도 가능한 것 같다. 좀 더 편하게, 안전하게 다니고 싶다면 야경투어도 좋다.


    KFC에서 출발하는 야경투어의 순서는, 레닌광장+기차역 - 혁명광장+연해주청사+굼옛마당 - 해군기념비+금각교하단 - 영원의불꽃+개선문 - 독수리전망대 - 펍 뮌헨 이었다. 투어 인원이 10명 정도 돼서 차량 2개로 같이 이동했다. 혼자 신청한 사람은 나뿐이라 덕분에 조수석에 앉아서 예쁜 풍경 많이 보고 다녔다.



    출발할 때까진 비가 안 왔는데, 혁명광장 정도부터 한두방울씩 떨어지더라.



    여기는 블라디보스톡 기차역이다. 횡단열차의 시작점이자 끝점. 나중에 저 횡단열차를 타볼 일이 있을까. 기차역 뒤로 큰 크루즈가 보인다. 여행 기간 직전에 블라디보스톡에서 동방경제포럼이라는 큰 경제포럼이 열렸다. 그 방문자들을 위한 숙소로 크루즈를 마련했다고 한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이 크루즈는 사라질 예정이라고 했다. 지금쯤 이미 사라졌을까? 동방경제포럼 기간엔 루스키섬이 통제되는데 그 기간을 피해서 다행히 루스키섬도 갔다올 수 있었다.



    기차역 맞은 편에 있는 레닌동상. 레닌동상은 러시아 곳곳에 있다고 했다.



    혁명광장에도 동상이 있다. 일단 공산주의 국가엔 '광장'이 있다. 사람을 모을 곳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곳에서는 주말에 시장이 열린다. 시장에서는 주로 식재료를 팔고, 꿀도 판다. 주말이라고는 하지만, 비가 오면 안 열고 그때그때 여는 날이 달라진다고 하니 미리 체크해볼 필요가 있겠다. 꿀을 살 게 아니라면 관광객 입장에서는 크게 살 물건은 없다. 여기 기념품 가게가 크다는데 정작 들리진 못했다.



    혁명광장에 새로 지어지고 있는 건물이라고 하는데, 아직 공사 중이란다.



    지하도를 건너 굼옛마당으로 걸어간다. 혁명광장에서 충분히 걸어갈 수 있는 거리. 지하도는 쾌적하진 않다. 낮에 지나갈 땐 그래도 사람이 많아서 괜찮았는데, 밤 시간 대엔 뭔가 안 좋은 일이 일어날 것도 같은 분위기였기 때문에 들어가기가 좀 꺼려지더라.


    굼옛마당은 굼백화점 옆의 골목인데 두 골목이 이렇게 전구로 장식돼있다. 포토스팟이라 다들 사진찍고 있다. 사람들이 많은 시간엔 줄서서 사진찍는 사태도 벌어진다. 근처에 에끌레어 맛집이 있어 많이 오던데, 그다지 끌리지 않아 먹지는 않았다.



    독수리전망대로 가는 길에 금각교 아래 쪽을 들린다. 저기 보이는 동상은 해군기념비라고 한다. 비가 오기 전에 얼른 가야하는 곳이라고 여길 먼저 들렸던 것 같다. 아직까지도 비는 살짝 떨어지는 중이다. 우산이 필요없는 정도.



    개선문이다. 니콜라이황태자개선문. 니콜라이 황태자가 방문하는 기념으로 만든 개선문이라고 했다. 낮에 보는 색감이 더 예쁘다.



    그 옆으로 성 안드레아 소성당이 있다. 러시아정교회 건물인데, 여기도 낮에 보는 게 더 예쁘다.



    그 앞으로 영원의 불꽃이 있다. 이것도 곳곳에 있다고 했는데, 가스로 불을 켜는 거라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도 꺼지지 않는다고 한다. 일부러 저 불을 끄면 징역 5년에 처해진다고. 주변에 전쟁에 참가했던 군인들의 이름이 적힌 곳도 있다. 단순히 불이 안 꺼지는 불꽃이 아니라, 그들의 넋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의미가 달라진다.



    마침내 다다른 독수리전망대. 남들 다 찍는 야경 나도 찍었다. 실물도 예쁘다. 난간을 넘어가서 사진을 찍는 건 제한돼 있는데, 아직도 많이들 넘어가서 찍더라. 그러다 사고 나서 공사했다고 하는데도 넘어가는데, 본인의 안전을 생각해서 안 그랬으면 좋겠다. 투어로 갔더니 계단 바로 밑에까지 데려다줘서 계단만 올라갔다. 계단이 평편하지 않은데 어두워서 좀 위험했다. 나만 야맹증 증세가 있어서 그런 거겠지. 다른 사람들은 잘 다니더라.



    같이 투어하는 사람들과 서로 사진 찍어주고 마지막 장소인 펍, 뮌헨으로 향했다.



    투어했더니 마트료시카 열쇠고리를 받았다. 하하. 뮌헨은 아르바트 거리 근처에 있는 맥주집인데, 오기 전엔 꽤 호평 받는 곳이라고 들었는데 막상 가보니 정신이 없었다. 공간이 많이 크고 좀 시끄럽고. 서울 시내 대학가 호프집 느낌.



    기본으로 이렇게 나온다. 맥주 한잔씩과 감자튀김. 감자튀김은 잘 튀겨졌는데 조금 짰다. 역시 내 입맛이 문제인가. 덥게 돌아다니다가 맥주 한 잔 마시니 꽤나 시원했다. 맥주 나오는 데 시간이 좀 걸려서 목마르다, 맥주달라는 눈빛을 계속 보냈다. 아마 알아듣진 못했겠지.




    같이 테이블에 앉은 분들이 한 가족이었는데, 소세지와 치킨을 추가로 시켜서 나도 한입 얻어먹었다. 치킨도 소세지도 다 짠데, 희한하게도 소스를 찍어먹으니 맛이 중화됐다. 먹고 일어나려니 어느 새 새벽 1시. 숙소랑 가깝긴 하지만 그래도 너무 늦은 것 같아 얼른 뛰어갔다. 가는 길에 러시아 일진 같은 아이들이 곳곳에 있어 눈 안 마주치고 후다닥 숙소로 들어갔다. 


    · 야경투어

    - 업체: 오마이블라디

    - 가격: 정가 38,000원 (투어 2개 신청하면 전체 금액에서 10,000원 할인 받음)



    자려고 겨우 누웠는데, 에어컨 소리 덕분에 새벽 3시에 깨고 잠을 못자는 바람에 이 날 수면 시간 2시간. 워낙 진동소리에도 깨는 사람이긴 하지만, 나처럼 소리에 예민한 사람들은 숙소를 잘 고려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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