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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라디보스톡 여행기 [2일차] 루스키섬 투어 (feat. 오마이블라디)
    Travelogue/러시아 블라디보스톡 2019 2019. 9. 17. 17:37

    블라디보스톡 여행 일정

    - 2일차: 루스키섬 투어 - 블라썸카페(곰새우라면) - 혁명광장 시장 - 스튜디오 - 피야띠오케안(킹크랩, 곰새우, 관자) - 클레버하우스


    갑자기 가야겠다 싶어서 티켓을 끊었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최근 매년 한 두번씩은 나가다가, 지난해부터 안 나갔더니 병이 도졌는지 덜컥 추석을 앞둔 금토일 티켓을 결제했다. 다시 잘 보니 금토일월로 가야할 것 같아, 취소 수수료 물고 비행기 변경도 하고. 결국은 3박4일로 블라디보스톡에 다녀오게 됐다. 생각해보니 인종차별이 있는 나라에 가본 적이 없었다. 여행은 동북, 동남아시아 외에는 안 가봤고 캐나다에 있으면서 인종차별이 있다는 생각도 안 해봤다보니 여기도 유럽이라고 인종차별이 있다는 말에 조금 두려웠다. 3박 4일 동안 곤니찌와 한 번 들었고, 음식점에서 알게 모르게 인종차별인가 싶었던 적도 있고. 길에서 러시아말로 뭐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알아듣질 못하니 인종차별인지 알 수 없지만. 블라디보스톡은 매력적인 곳이었지만, 인종차별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면서까지 갈 곳은 아닌 것 같다. 신경쓰지 않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가볼만한 곳. 어쨌거나, 두 시간만에 갈 수 있는 유럽이니까.




    두 시간 남짓 자고, 여섯시에 샤워실로 향했다. 샤워실이 3칸이라 사람들 몰리는 시간엔 기다려야 할 것 같았고, 나는 투어 일정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차라리 잠도 안 오는데 씻자 싶어서. 오늘 투어는 루스키섬. 링링이 점점 올라오고 있어서인지 날이 흐리고 비가 왔다. 아침에 업체로부터 투어에 참여할건지 여부를 물어보는 연락을 받았다. 고민을 잠시했지만, 지금이 아니면 언제 또 여길 가나 싶어서 가겠다고 했다. 비가 오긴 했지만 또 아주 많이 오는 상황은 아니었어서 갈만하다고 생각했다. 애초에 운동화 버릴 생각으로 간거라. 이날 링링은 수도권을 때리고 점차 블라디 쪽으로 올라오는 중이었다.



    우선 조식을 먹었다. 커피 많이 먹으면 안 되는데도 피곤하니까 따뜻한 커피 생각부터 나더라. 시리얼과 우유, 땅콩버터를 바른 식빵, 그리고 따뜻한 커피. 원래 아침을 챙겨먹지 않으니 이정도면 충분하다.


    · 블라썸 호스텔 / 게스트하우스 (Vlassom)

    - 주소: Ulitsa Admirala Fokina, 4A, Vladivostok, Primorskiy kray, 러시아 690091

    - 숙소 종류: 6인실 여성 도미토리

    - 가격: 1박 1,020루블 총 3,060루블 (한화 결제 56,848원)

    - 원래 부킹닷컴에서 예약했다가, 이메일로 사장님과 얘기를 주고 받던 중에 현장에 와서 현장 취소하고 카드 결제 가능하게 해준다고 하셔서 카드 결제 진행


    이번 투어의 모임 장소도 KFC. 숙소가 가까워서 돌아다니기 참 좋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위치 선정이 탁월하다. 투어 차량에 타서 루스키섬으로 향하는데, 점점, 비가, 많이 오기 시작했다. 장대비가 쏟아졌다. 이거 가다가 취소 되는 거 아닐까 싶었지만, 루스키에 도착했다. 가이드분이 우비를 나눠줬다. 땅은 온통 진흙. 흙밭의 트래킹이 시작됐다.




    흐려도 루스키섬의 풍경은 예뻤다. 사실 비는 점점 그치기 시작했고, 북한섬을 보러 올라갔을 때쯤엔 더 이상 우비가 필요없어졌다. 다만 바닥이 진흙이라, 넘어지지 않으려면 바닥을 보고 걸어가야 했기 때문에 사진을 찍기는 조금 곤란했다. 대신 눈으로 많이 보고 왔다.




    날씨가 좋은 날 왔다면 더 예쁜 풍경을 봤겠지만, 비가 더 많이 왔으면 아예 취소될 수도 있었으니 이렇게라도 온 게 다행이다 싶었다.






    바다쪽으로 이어지는 모양이 북한을 닮았다고 해서 북한섬이라고 불린단다. 원래 이름은 토비지나 곶. 여기서 만세 한 번 찍어주고 하산을 시작한다. 사실 루스키섬을 들어가는 길이 험하진 않다. 진흙만 없다면. 경사도 거의 없고 평지가 많은데, 미끄러지는 것만 조심하면 된다. 운동화만 잘 신고 가면 크게 미끄러지진 않는 것 같다. 나는 12만원짜리 새로산 아노락을 지켜내기 위해 절대 넘어지지 않았다.



    여우 언제 볼 수 있나, 못 보나- 하던 중에 여우가 등장했다. 무려 세 마리가 동시에. 아마도 비가 와서 먹을 게 없어 내려온 것 같다고 들었다. 한 마리만 봐도 행운이라던 여우를, 세 마리나 동시에 보다니. 진흙밭을 트래킹한 보상인 듯 했다.



    간식이라도 줄려나 하고 기웃거린 걸까. 여우에 홀려 있다가 일행을 뒤쫒아 갔다.



    내려오는 길에 뒤를 돌아보니, 시야가 탁 트인다. 역시 자연을 보는 건 좋다.



    흙과 풀이 잔뜩 있는 곳에 비현실적인 보라색 꽃이 있어 한 장 찍었다.



    차량이 있는 곳으로 내려와서 신발을 물티슈로 닦아봤지만, 물티슈로는 해결되지 않는 것 같다. 우비 정리하고 신발에 흙털고 다시 아르바트로 향했다. 아르바트도 아직 흐리지만 비는 이제 조금씩만 오락가락하는 정도로 잦아들었다.


    · 루스키섬 투어

    - 업체: 오마이블라디

    - 가격: 정가 33,000원 (투어 2개 신청하면 전체 금액에서 10,000원 할인 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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