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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라디보스톡 여행기 [3일차] 우수리스크 투어 (feat. 오마이블라디)
    Travelogue/러시아 블라디보스톡 2019 2019. 9. 24. 14:45

    블라디보스톡 여행 일정

    - 3일차: 우수리스크 투어 - 해양공원 - 기념품샵(오마이블라디 제휴) - 블라디보스톡역 - 개선문 - 성안드레아소성당 - Brugge Pub(수제버거) - 굼옛마당 - 츄다데이 - 와인랩 - Moonshine - Druzhba Bar


    갑자기 가야겠다 싶어서 티켓을 끊었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최근 매년 한 두번씩은 나가다가, 지난해부터 안 나갔더니 병이 도졌는지 덜컥 추석을 앞둔 금토일 티켓을 결제했다. 다시 잘 보니 금토일월로 가야할 것 같아, 취소 수수료 물고 비행기 변경도 하고. 결국은 3박4일로 블라디보스톡에 다녀오게 됐다. 생각해보니 인종차별이 있는 나라에 가본 적이 없었다. 여행은 동북, 동남아시아 외에는 안 가봤고 캐나다에 있으면서 인종차별이 있다는 생각도 안 해봤다보니 여기도 유럽이라고 인종차별이 있다는 말에 조금 두려웠다. 3박 4일 동안 곤니찌와 한 번 들었고, 음식점에서 알게 모르게 인종차별인가 싶었던 적도 있고. 길에서 러시아말로 뭐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알아듣질 못하니 인종차별인지 알 수 없지만. 블라디보스톡은 매력적인 곳이었지만, 인종차별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면서까지 갈 곳은 아닌 것 같다. 신경쓰지 않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가볼만한 곳. 어쨌거나, 두 시간만에 갈 수 있는 유럽이니까.




    사실상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 3일차가 시작됐다. 



    블라썸 게스트하우스 조식으로 커피와 시리얼, 계란프라이를 먹고 대망의 우수리스크 투어를 위해 숙소를 나섰다.



    블라썸 호스텔엔 이렇게 테라스가 있는데, 한 번도 못 앉아봤다. 숙소에 있는 시간에 비가 오거나- 애초에 늦게 들어오다보니 들릴 시간이 없었다. 밤에 테라스가 예쁘다던데 조금 아쉽다.



    아침엔 날씨가 흐려서 우수리스크 투어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좀 됐다. 링링은 이날 새벽 블라디를 훑고 지나갔는데 아직 흐리다. 이날 새벽 도착이었던 비행기들은 죄다 결항했다고 들었다. (하지만 몇 시간 후 이 곳의 날씨는 완전히 달라진다.)



    우수리스크 투어를 위해 또 다시 KFC 앞에서 집합했다. 투어 인원 8명인데 이런 대형버스라니. 원래는 더 작은차로 가는데 차량 섭외가 이렇게 됐다고 한다.



    가이드님의 재미있는 설명을 들으면서 우수리스크를 향해 달렸다. 차로 한시간 반쯤 걸린 것 같다. 블라디의 나무들은 한국과 비슷한 느낌이라 낯설지 않은데, 이렇게 건물 없이 풀과 나무가 많은 풍경은 한국에서 잘 못 본 것 같다. 서울에서만 돌아다니니 볼 수 있을리가 없지.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최재형 선생 기념관. 이곳은 원래 최재형 선생이 살았던 곳이라고 하는데 그 이후 러시아 사람들이 살다가, 지금은 이렇게 기념관으로 탈바꿈했다고 한다.



    이분은 굉장한 부를 축적한 부자였는데, 그 돈으로 독립자금을 많이 대셨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람들은 잘 모르는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가 잡혀 고문당할 때 끝까지 이 분 이름을 얘기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런 이유로 오히려 한국에서 잘 안 알려진 분이라고 한다.



    기념관 안에서 최재형 선생과 관련된 영상을 봤다.



    그리고 옆으로 이동해 관련 사진과 자료들을 보면서 가이드님의 설명을 들었다.




    독립운동 하신 분들의 생애에 대해 조금 더 우리나라 사람들이 공부를 했으면 하는 바람. 그런 점에서 우수리스크 투어는 매우 아주 많이 추천하고 싶다.



    기념관을 나와 밖으로 향했다.



    어느 새 파래진 우수리스크의 하늘. 날이 이렇게 개일 줄이야. 아침에 바람 때문에 쌀쌀해서 니트를 입었는데, 해가 쨍쨍해서 더워지기 시작했다.



    원래는 이 공원 안에 들어가는 일정이 있었는데, 이 날 공원 문을 닫았다. 왜 닫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쉬웠다.



    이 공원 안에는 저렇게 정자가 하나 있는데, 그 정자 안에 큰 거북이가 있다고 한다. 육안으로 거북이 윗 부분만 살짝 보였다. 발해 유물이라고 하는데, 사람들이 거북이 머리를 엄청 만진다고 한다. 나도 만지고 싶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투어에 포함된 식사 장소로 이동했다.



    한중일 음식이 섞인 퓨전 음식점이라고 하던데, 중식에 가까웠다. 마파두부나 꿔바로우도 있고. 이 주변에서 제일 큰 식당이라고 했다. 비용은 투어 금액에 포함돼 있어서 알 수 없지만, 검색해보니 이름은 Suyfun'khe.



    식사가 끝나고 이동한 곳은 이상설 유허비.



    비석 앞으로 솔빈강이 흐른다. 여기에 유해를 뿌려달라고 하셨단다.



    이곳에서 잠시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비가 오면 금세 잠기는 곳이라, 비가 안 와서 다행스럽게도 앞까지 들어갈 수 있었다.



    다시 구름낀 하늘 탓에 괜히 더 무거워지는 마음. 유허비를 뒤로하고 발해 제국 성터로 향했다.



    카메라에 다 안 담기는 광활함. 지금 나는 발해 성터를 올라와서 그 너머를 보고 있는 거다. 실물로 봤을 때가 정말 감동적이었다. 사실 발해의 성터였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고, 그 이후에 다른 국가들도 성터로 썼을 거라고 얘기한다고 한다.



    구름이 사라지고 해가 쨍하고 나타났다면 더 예뻤겠지만, 치열했던 발해 역사를 보여주는 것 같아 이런 날씨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땅이 넓은 나라는 이런 공간이 있어서 좋다. 건물도 없고 넓은 평야. 우리나라는 산이 너무 많아..

    정돈되지 않은 도로가 마음에 든다. 내 차로 운전해서 가라고 하면 기분이 좋지 않겠지만.



    여기는 4월 참변 추모탑. 이 탑에 한국인들의 이야기가 적혀있진 않지만, 4월에 일어난 참변을 추모하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탑이라고 한다. 곧, 일본인들에 의해 참변을 당한 우리나라 사람들을 추모하는 것. 일본군이 1920년에 블라디보스톡 신한촌과 우수리스크를 습격했던 사건. 이 때 최재형 선생이 사실당했다. 슬픈 역사의 기억이 비행기로 2시간 반, 또 차로 1시간 반이 걸리는 우수리스크에 남아있다.



    마지막 투어 장소인 고려인박물관으로 이동했다. 안중근 의사비가 여기 있다.





    박물관 내부에는 고려인들의 이야기를 볼 수 있는 전시물들이 있다. 애초에 일제가 아니었다면 있지 않아도 됐을 고려인. 원치 않게 저 먼 곳으로 가 버려진 사람들. 우수리스크는 정말 한국인들이 꼭 가봐야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기왕 블라디보스톡을 간다면 우수리스크 정도는 가보는 게 어떨까.



    관람을 마치고 나오자 가이드님이 알로에 주스를 주셨다. 블라디에 롯데 왜 이렇게 많니. (불매...) 블라디 슈퍼에 파는 한국 물도 롯데...



    박물관을 나오는 길. 러시아어와 한글이 함께 적혀있다.



    얼마 전까진 와볼 생각도 안 했던 곳인데, 여기에서 많은 걸 보고 느끼고 간다.



    다시 블라디보스톡으로 향하는 길. 날씨는 점점 좋아지고 나는 점점 더워진다. 버스는 에어컨 덕에 시원했는데, 이 날 종일 더워서 고생. 우수리스크에서 블라디보스톡으로 돌아가는 길의 풍경은 환상적이었다.







    이런 자연은 언제 봐도 좋고 늘 봐도 좋다.


    · 우수리스크 투어

    - 업체: 오마이블라디

    - 가격: 78,000원 (투어 2개 신청하면 전체 금액에서 10,000원 할인 받음)

    - 투어 시간: 아침 9시반~오후 4시반 (약간의 변동 있음)


    PS. 이번 여행을 마치고, 얼른 가보자 라는 생각이 들어 곧 상하이에 갑니다. 임시정부에 다녀올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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