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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라디보스톡 여행기 [3일차] Brugge Pub(수제버거), 굼옛마당, 츄다데이, 와인랩, Moonshine, Druzhba Bar
    Travelogue/러시아 블라디보스톡 2019 2019. 10. 22. 15:21

    블라디보스톡 여행 일정

    - 3일차: 우수리스크 투어 - 해양공원 - 기념품샵(오마이블라디 제휴) - 블라디보스톡역 - 개선문 - 성안드레아소성당 - Brugge Pub(수제버거) - 굼옛마당 - 츄다데이 - 와인랩 - Moonshine - Druzhba Bar


    갑자기 가야겠다 싶어서 티켓을 끊었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최근 매년 한 두번씩은 나가다가, 지난해부터 안 나갔더니 병이 도졌는지 덜컥 추석을 앞둔 금토일 티켓을 결제했다. 다시 잘 보니 금토일월로 가야할 것 같아, 취소 수수료 물고 비행기 변경도 하고. 결국은 3박4일로 블라디보스톡에 다녀오게 됐다. 생각해보니 인종차별이 있는 나라에 가본 적이 없었다. 여행은 동북, 동남아시아 외에는 안 가봤고 캐나다에 있으면서 인종차별이 있다는 생각도 안 해봤다보니 여기도 유럽이라고 인종차별이 있다는 말에 조금 두려웠다. 3박 4일 동안 곤니찌와 한 번 들었고, 음식점에서 알게 모르게 인종차별인가 싶었던 적도 있고. 길에서 러시아말로 뭐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알아듣질 못하니 인종차별인지 알 수 없지만. 블라디보스톡은 매력적인 곳이었지만, 인종차별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면서까지 갈 곳은 아닌 것 같다. 신경쓰지 않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가볼만한 곳. 어쨌거나, 두 시간만에 갈 수 있는 유럽이니까.




    친구들이 독수리 전망대에 가는 동안 여행 계획 짤 때 눈여겨 봐뒀던 펍에 가기로 했다. 블라디보스톡에서 수제버거를 먹는 사람들이 꽤 많은데, 제일 유명한 댑버거는 인종차별 얘기가 많아서 애초에 제외했다. 까마귀버거라고도 불리는 체뿌하 혹은 이 곳을 가려고 생각했는데 동선이 맞아서 Brugge Pub에 가는 것으로 결정. 굼옛마당에서 개선문 가는 방향에 있다.



    영어할 수 있는 직원이 있어서 반가웠다. 원래 벨기에 펍이라고 했던 것 같다. 블라디보스톡에서 벨기에 펍을 가는 건 좀 웃긴데 뭐 어떤가 싶기도 하고.



    시그니처 메뉴로 보이는 버거를 시켰다. 왜 손이 까만가 했더니, 손으로 잡고 먹으라고 고무장갑을 주는데 저렇게 검은색 장갑을 준다. 껴보긴 했는데 그냥 손으로 먹고 손 씻는 게 나을 것 같아서 금방 벗었다.



    원래 여기 보이는 맥주를 시켰는데, 품절이라고 해서 직원이 추천해준 맥주를 마셨다. 덕분에 이름을 모르겠다.



    사람도 많지 않고 적당히 있어서 기다리는 시간도 없었다. 음식도 비교적 빠르게 나온다. 블라디보스톡 속도를 생각하면 꽤 빠른 편이다.



    맥주가 먼저 나오고, 기다리다보니 버거가 나왔다. 생각보다 크기가 꽤 크다. 양손으로 잡고 먹어야 하는 사이즈다. 다 먹기엔 배가 불러서 조금 남겼다. 440루블이면 한화로 8-9천원 정돈데, 우리나라 수제버거보다는 가성비가 좋다. 버거 맛도 괜찮았다. 



    버거 먹고 나오니 어둑어둑. 들어갈 때 못 찍은 간판을 나와서 찍어봤다. 댑버거나 체뿌하 웨이팅이 길면 이쪽에서 수제 버거 먹는 것도 괜찮은 선택인 것 같다.




    다시, 아르바트로 가는 길.



    굼옛마당에서 독수리전망대 갔다온 친구들을 만나 사진을 실컷 찍고. 걸어서 아르바트로 향했다. 츄다데이에 잠깐 들러서, 친구에게 선물로 줄 할머니 헤어팩 하나를 샀다.



    다음날이 귀국이니, 아직 못샀던 벨루가 보드카를 구매했다. 아르바트 거리 와인랩에서 구매했는데, 가격할인하고 있어서 꽤 저렴하게 잘 산듯 하다. 숙소에 고이 모셔두고 다시 친구들을 만나러 가야했다.



    밤마다 늦게 들어오는 바람에 못 봤던 블라썸 호스텔 테라스 야경. 여기서 놀아보고 싶었는데 조금 아쉽다.



    친구들과 1차로 간 곳은 문샤인바 (moonshine bar). 아르바트에서 언덕길로 한블럭 올라가면 나오는데 생각보다 작은 곳이었다. 그리고 절반 이상은 한국인 테이블이었다. 하하.



    피쉬앤칩스와 음료를 3개 시켰다. 나는 버거 먹은지 얼마 안 돼서 음식은 거의 못 먹었지만. 일단 가격이 꽤 비싼 편이고 분위기도 생각보다 좋지 않아서 2차로 다른 곳을 가기로 결정했다.



    Druzhba Bar. 좀 당황했던 게 사람이 딱 한 테이블 있었다. 여기 장사 안 되나요?



    개인적으로는 문샤인보다 훨씬 분위기 좋았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직원이 영어를 못했다. 한참을 손짓발짓으로 얘기하다가 왜 우리는 번역기를 쓰지 않고 있는 것인가를 깨닫고, 번역기를 꺼내드는 순간 바로 소통 시작. 하하. 직원이 예쁘기도 했는데 너무 친절했다. 영어 메뉴판은 음료만 있고, 음식은 없길래 어떻게 해야하나 하는 중에, 자기들 웹사이트에 있는 메뉴 사진을 핸드폰으로 막 보여주더라. 그러면서 우리가 물어보는 거마다 번역기 돌려서 뭔지 설명해줬다. 예쁜 언니가 착하기도 하지. 친절한 곳으로 기억이 남아서 추천하고 싶은 곳.



    친구가 먹어보고 싶다고 했던 보르쉬가 마침 있어서 보르쉬와 소세지를 시켰다. 보르쉬 먹어보고 응? 뭐지? 했는데 사람들이 왜 이걸 러시아 김치찌개라고 부르는지 알 것 같았다. 먹어봐야 이해 되는 얘기. 꽤 입에 맞아서 계속 먹었다. 소세지는 양이 적고 짰지만 맥주 안주로는 괜찮았다. 문샤인에 비해 가격도 너무 저렴해서 대만족.



    마침 같이 갔던 친구 생일이 있어, 파이브어클락 마감했는데 케이크 한 조각만 달라고 해서 겨우 사온 케이크로 어설픈 생일파티를 했다. 아, 혹시 촛불이 있는지 아까 그 직원한테 물어봤는데 직원이 촛불은 없고 이게 있는데 이거라도 괜찮겠냐며 준 게 바로 폭죽.... 불붙여서 불꽃놀이 하는 그 폭죽..... 너무 고마웠지만 웃기고 당황스러웠다. 아무튼 매우 친절했다.



    일정을 마무리하고, 숙소 앞에서 보는 마지막 야경, 한 장. 



    씻고 자려고 누웠는데 같은 방 쓰는 분들이 곰새우 사온 게 있다며 같이 먹자고 하셔서 급 로비로 내려갔다가 새벽 2시가 넘도록 수다떨고 뒤늦게야 잠들게 됐다. 다들 잘 지내시길. 아침 일찍 짐싸서 나오느라 인사도 못해서 아쉽다.



    그리고, 4일차 아침. 픽업서비스를 기다리기 위해 숙소 밖으로 나왔다. 사진 속 건물이 블라썸 호스텔.



    친구들이 올 때까지 잠시 기다리면서 마지막 아르바트 거리를 눈에 담았다. 픽업서비스가 왔는데도 친구들이 안 와서 조금 기다렸지만, 특별히 이상없이 아주 빠르게 공항에 잘 도착했다.



    도착했던 날과는 다른 맑은 블라디보스톡 공항 풍경.



    공항에서 팬케이크를 하나 사먹었는데 참 뭐 딱히 맛있지도 않고 뭐 그런 맛이었다. 그냥 배고파서 먹었다.



    우수리스크 가이드 분 말에 의하면 북한 사람들이 블라디에서 일하다가 최근 귀국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외화벌이를 막고 있어서 귀국하는 추세라고. 그래서 공항에 가면 북한 사람들 많이 볼 수 있을 거라고 했는데 진짜였다. 고려항공 타려는 북한 사람들이 한가득. 이렇게 많은 북한 사람을 실제로 보게 될 줄이야. 다른 어떤 나라 사람보다 신기했다. 옆에서 말하는 소리도 들었는데, 텔레비전에서 들었던 그 북한 사투리. 당연하게도 말을 알아들을 수도 있어서 참 기분이 묘했다. 저 분들은 짐을 죄다 검은색으로 포장하고 테이프로 둘둘 감더라. 아무튼 색다른 경험이었다. 저분들은 우리를 볼 때 무슨 생각을 하려나.



    마지막으로 블라디 하늘을 날아, 인천공항에 무사도착했다. 비행기와 숙소, 투어 등 다 합쳐서 80만원 조금 덜 든 것 같다. 사전 예약한 걸 빼면 블라디에서 현금과 카드 쓴 건 한 25만원 쯤. 이렇게 또 한 도시가 내 기억에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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